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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판 구덩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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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판구덩이에서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용이 땅을파고 똬리를 틀다 하늘로 올라갔다하여 용판구덩이라고 하는데 여름철이 되면 가장 신나는 것이 그곳에서 멱감기이다. 진강산에서 흘려 내려오는 물줄기를 동네분이 막아 수력발전을 하던 곳 인데 발전이 시원치 않아 망해 방치된 곳으로 여름 장마에 물이 고이면 호수를 이루고 뚝이 터질 듯 수로를 따라 물줄기가 낙차를 이루며 떨어지는 모습은 가히 장관이다. 우리끼린 나이아가라 폭포라고 우겼다. 바보… 이곳에 동네 개구장이들은 다 모여 물장구 치고 물자맥질로 시간가는 줄 모르는 그야말로 천혜의 수영장이다. 애들은 학교에서 돌아오면 수십미터 앞에서 책가방과 옷을 벗어 던지고 물속으로 텅벙텅벙 뛰어든다. 나는 아버지가 가르쳐 준대로 준비운동도하며 다리부터 천천히 들어갔는데 그애들은 심장마비 한번 없이 잘도 헤엄친다. 포도서리도 잘 하는 짖궂은 사촌형님이 계셨는데 알몸으로 개구리 헤엄을 잘 치신다. 우리보고 뒤를 따라오라기에 개 헤엄을치며 쫒아가는데 그형님 뒤 엉덩이쪽 에서 물방울과 함께 찐고구마 같은 것이 불쑥 솟아오른다. 짖궂은 형님이 또 사고를 친 것이다. 그것도 모르고 우린 물을 먹어가면서 오리새끼처럼 졸졸 헤엄쳐 뒤를 바짝 쫓아갔겄만 으악 그날 점심먹은 것을 다 토해냈다. 그 악몽은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고 식사때마다 괴롭혔다. 친구중에 영양실조로 몸에 부스럼이 많이 생겨 물놀이를 못하고 양지바른 곳에만 쪼그려 앉아있는 친구가 않됬기에 통나무를 파서 만든 돼지죽통에 그애를 태워 헤엄치다가 그애가 중심을 잃어 물에 빠지는 바람에 수영을 전혀 못하는 그친구를 구하다 나도 물에 빠져 죽을 뻔 하였다. 물을 얼마나 먹었는지 내 배를 보니 올챙이가 되어있었다. 물놀이에 싫증나면 농약 줄 때 사용하는 커다란 플라스틱 함지박을 타고 판자로 만든 노를 가지고 상류물가로 저어가 친구들 손이 닿지 않는곳에 열린 개암과 살메주를 따 먹는 맛은 중국의 두보시인도 부럽지가 않았다. 그장면을 아랫집 꼬마애가 흉내내다 물속에 함지박을 잃어버려 애고 그날 그애는 그애 아버지 한테 고무신짝으로 무진장 맞아 며칠을 물놀이에 나오지 못했다. 내 특허를 모방하다 혼쭐이 난 것이다. 아 돌아 올 수 없는 옛날이여! 그 옛날 촌놈 또는 강화 뻔뻔이라는 소리가 그렇게도 싫어 다툰적도 많것마는 지금은 내가 시골출신 강화도령 이기에 이런 추억을 먹고 살지 않나 생각한다. 도시에서 자란 애들은 아마 이런 정서를 모를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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