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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 최씨를 기억하십니까
작성자 : 이덕호
작성일 : 2005.08.26 09:45
조회수 : 978
본문
운동장 최씨를 기억하십니까
학교 수도 얼마 안됐던 어린 시절.
공설운동장에서는
학교 대항 운동대회가 많았고 단체응원도 많이 다녔는데,
그 때마다 우리는
쉴새없이 마이크로 '운동장 최씨'를 찾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아마 그 분은 공설운동장 관리를 하나에서 열까지 다 하신 것 같습니다.
그 분의 진가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마, 야구장에서 석회로 라인을 치실 때였던거 같습니다.
특히 홈플레이트 선을 치실 때,
박스를 놓고 선을 그는 것이 아니라
그저 롤러로 선을 치는 데, 전혀 삐뚤어지지 않고 정확히도 잘 치셨습니다.
선을 다 치시고 롤러를 바닥에 탕탕 치시면
어느 때는 관중들로부터 박수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 분과 직접 대화를 해본 것은
한창 테니스에 열을 올리던 80년대 초.
지금은 주차장으로 변한,
축구장 입구 왼쪽에 테니스장이 있었고,
그 분이 테니스장을 관리하셨던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 하도 많이 '운동장 최씨'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테니스장 바닥 고르는 건 당신 따라올 사람이 없다는 등
내일은 어디, 모레는 어디에서 오라고 사정들을 하도 해서
바빠도 할 수없이 가야 한다는 등
자부심 또한 대단하셨습니다.
고인이 되셨겠지만, 친근한 아저씨로 느껴졌던 '운동장 최씨'도
우리 인천 스포츠, 야구 발전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여겨지며
우리 인고 야구후원회 주도로 만들어지고 있는 '인천야구 한 세기'에
이 분에 대한 글도 한 줄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댓글목록 0
75 전재수님의 댓글
당시 운동장 스피커에서는 "운동장 최씨! 라인 부탁합니다.." 라고 했던것 같아요.
지금은 " 최선생님 게임준비 부탁드립니다" 라고 해야겠지요?
최송배님의 댓글
그래요. 저도 기억납니다.
안태문님의 댓글
그 당시에는 그 고마움을 느끼지 못한 것인데...
지난 다음에 이렇게 회고의 글로나마 ...
이기호님의 댓글
저두, 마이크에서 울려나오는 "운동장 최씨" 찾던소리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참, 아련한 추억이네요. 상인중, 인고 댕길때, 그때가 너무도 그립습니다.
이상동님의 댓글
그곳 테니스장서 예전에 써커스 보던 기억이나요...서양사람들이와서요...
추억이 흘러내려~ 내맘에 젖어있네~ 아련한 옛이야기 잊을순 없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