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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섭(82회)/인천 정가네 손두부집 넉넉한 이웃사랑(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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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기호일보(17. 2.17)
인천 정가네 손두부집 넉넉한 이웃사랑
정성껏 지은 밥 한 끼, 어르신 쓸쓸한 마음 데우다
▲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 정가네 손두부집에서 지역 노인들에게 무료 식사를 대접해 온 양동섭(51)사장이 환하게 웃고 있다. 홍봄 인턴기자 spring@kihoilbo.co.kr
"어르신~ 점심 드시러 오세요! 마음 편히 드실 수 있는 점심을 준비하겠습니다."
한바탕 점심 장사가 끝난 16일 오후 2시께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 ‘정가네 손두부집’ 앞에는 현수막이 크게 걸려 있었다.
손두부집 사장 양동섭(51)씨는 매달 첫째 주 수요일 점심에 가게를 찾은 노인들에게 무료 식사를 대접하고 있다.
양 씨의 이러한 나눔은 ‘배고픈 경험’에서 비롯됐다.
과거 금속기계공장을 운영하며 부족함 없이 생활했던 그는 1998년 IMF로 순식간에 빚더미에 앉게 됐다. 불어나는 빚과 이자에 노숙자가 될 위기까지 처했지만 2004년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지금의 손두부 가게를 열었다.
"장사를 하다 보니 파지를 주우시며 힘들게 생활하시는 동네 어르신들이 눈에 밟혔다"는 양 씨는 과거 힘들었던 시절과 부모를 떠올리며 나눔을 시작했다.
2014년 9월부터 3년여 동안 식사를 대접하다 보니 처음 20명 남짓 찾아오던 노인들이 지금은 100명 이상으로 늘었다.
인기 메뉴 청국장 100그릇에 식사값만 70여만 원이지만 양 씨는 더 많이 주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다.
얼마 전부터는 그 마음에 공감한 직원들과 지인들이 후원을 자처하면서 매달 후원금 20여만 원으로 떡과 과일 등을 구입하고 있다.
식사를 하러 오는 이웃들과 정도 많이 들었다. 자주 오던 노인이 보이지 않거나 돌아가셨다는 말을 전해 들으면 종일 마음이 무겁다.
"자그마한 체구에 밥을 두 그릇씩 드시던 할아버지가 계셨는데 최근에 오시지 않아 걱정이 되네요." 연신 웃음을 잃지 않던 그의 얼굴에 근심이 비쳤다.
대부분 조용히 와 식사를 하고 가시는 분들이 많지만, 매번 양 씨의 손을 잡고 "고맙다"는 말을 전하는 분들도 있다. 장사하며 힘든 일이 있어도 그 한마디에 보람을 느끼며 다시 힘을 낼 수 있다.
가게를 나서며 그가 건넨 명함 뒤에는 올 한 해 ‘어르신들 점심 드시는 날’이 빠짐 없이 적혀 있었다. 앞으로도 더 많은 분들이 잊지 않고 왔으면 하는 바람이 느껴졌다.
양 씨는 "앞으로 300분의 어르신이 오셔서 따뜻한 식사를 드실 수 있도록 점심 대접을 이어갈 생각"이라고 희망을 전했다.
홍봄 인턴기자 spring@kihoilbo.co.kr
2017년 02월 17일 금요일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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