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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철(90회) 서울대 교수/48회 매경이코노미스트상 수상(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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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매일경제(18. 4. 5)
온난화 대응책 찾고, 선거제 맹점 밝혀…냉철한 시각 빛났다
◆ 48회 매경이코노미스트상 ◆
사진설명 매일경제신문이 매년 가장 뛰어난 성과를 보인 경제·경영 학자에게 수여하는 매경이코노미스트상 시상식이 5일 열렸다. 올해로 48회째를 맞은 이번 시상식에서 공동 수상자인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윤참나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가 심사위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김경수 한국경제학회장, 홍 교수, 윤 교수,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김재훈 기자]
제48회 매경 이코노미스트상을 수상한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호이트 블리클리 미국 미시간대 경제학부 교수와 함께 쓴 `기후에 적응하기 : 미국 역사의 교훈(Adapting to the Weather : Lessons from U.S. History)` 논문을 통해 인류 역사상 불가항력으로 알려진 기후변화와 경제 발전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분석 틀을 제시했다.
경제사 전공인 홍 교수 연구에 따르면 19세기 미국에서는 평균기온이 높고 강수량이 많은 지역은 농지 가격이 낮고 농업생산성도 덩달아 낮았지만 20세기 중반 이후에는 오히려 농지 가격과 농업생산성이 함께 높아졌다. 다만 1870~1910년 개인이 생애 초기를 보낸 출생 지역의 연평균 온도가 화씨 1도 오르면 성인 임금소득이 2.4% 올랐지만, 1910~1950년에는 0.47%만 올랐다. 다른 조건이 같다고 했을 때 기후변화가 임금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20세기 초·중반을 거치면서 인간이 관개 기술이나 작물 종자 개발, 농지 개간 등 기술 발전을 이룸으로써 임금과 생산성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덜 받도록 적응했다는 게 홍 교수 설명이다. 홍 교수는 1860~2000년 미국 날씨·농업·인구 센서스 데이터를 활용했다. 논문이 `온난화` 문제에 직면한 우리나라에 주는 시사점도 적지 않다.
홍 교수는 지구 온난화가 농업생산과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과대 추정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봤다. 그는 "장기적으로 지구 온난화에 대응한 기술적인 적응 가능성을 고려하지 못한다면 미래 예측이 적잖은 오류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이런 경우 국가적 관심을 모으고 예산을 투입더라도 자원 배분이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이어 "우리가 정책을 세울 때 이렇게 장기적 안목에 기반을 두느냐에 따라 결과 차이는 클 수 있다"며 "역사 경험은 인류가 환경 문제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극복하면서 발전을 이뤄온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심사위원을 맡은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부 교수는 "그간 학자들이 미시·계량에 치우쳐 연구해온 것이 아쉬웠다"면서 "홍 교수 논문은 기온과 강수량이 농업과 노동생산성에 미친 영향을 추정하기 위해 `크리깅(kriging)`이라는 방법론을 사용한 점도 돋보인다"고 평했다.
크리깅은 관심 있는 시점·장소에서 특성치를 알기 위해 이미 값을 알고 있는 주변 값을 조합해 알고자 하는 값을 추려내는 지리정보·통계학 방법론이다.
공동 수상자인 윤참나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는 홀거 지그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와 함께 쓴 `미국 주지사 선거에서 임기제한 평가를 위한 선거 경쟁의 동태적 게임 추정(Estimating Dynamic Games of Electoral Competition to Evaluate Term Limits in US Gubernatorial Elections)` 논문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윤 교수는 세계 유수 학회 저널인 전미경제학회지에 게재한 이 논문에서 지방선거를 경제학 관점에서 분석해 주목을 받았다.
지난달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임기 4년과 중임 허용`을 담은 헌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선출직 공무원 임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오는 6월 지방선거 이슈도 있다.
1950~2011년 미국 주지사 선거를 분석한 윤 교수 연구에 따르면 상당수 정치인은 재선에 성공하기 위해 첫 번째 임기 동안 자신이 속한 정당 지지자들의 이념을 실현하기보다는 의도적으로 온건한 정책을 선택해 다수 유권자의 표를 받으려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주지사의 연임 횟수를 제한하는 제도는 자신의 이념에 따라 뽑은 정치인이 추구하는 정책에 대한 만족도를 약 6%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윤 교수는 선출직 공무원의 임기 동안 기존 정치인에 대한 불신 혹은 피로감이 크다면 임기제한이 유권자의 후생을 증진하는 제도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정치적 성향은 공공지출이나 세금 부담, 노동정책 등에서 정당 간 큰 편차가 있는 반면 업무수행 능력은 정당 간 큰 편차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분석을 위해 게임이론에서 흔히 쓰이는 `베이지안 균형(Bayesian Equilibrium)`등이 활용됐다. 베이지안 균형은 참여자들 특성이 다양하고, 또 다른 참여자가 이들 특성을 확실히 알지 못하는 경우 서로 전략을 어떻게 유추해 각자 의사결정을 하는지를 파악하는 이론이다. 게임이론은 한 사람의 행위가 다른 사람의 행위에 영향을 주는 상호의존적·전략적 상황에서 어떻게 의사결정이 이뤄지는가를 연구하는 이론이다.
김인오 기자
입력 : 2018.04.05 17:16:23 수정 : 2018.04.05 23: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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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매일경제(18. 4. 6)
역사에서 교훈 얻어야 경제정책 제대로 만든다
홍석철 서울대 교수 수상소감
◆ 48회 매경이코노미스트상 ◆
"매년 수많은 국내 학자들이 (매경이코노미스트상에) 세계적 수준의 탁월한 논문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수상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무엇보다 경제사 연구의 가치를 높이 평가받았다는 점을 경제사 학자로서 보람차다고 말했다. 현실 경제가 더 복잡해질수록 현명한 경제적 판단이 필요하고, 올바른 정책 개발을 위해서는 역사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홍 교수는 오랜 기간 사회경제 변화를 초래하는 요인을 규명하고 그 시사점을 찾는 데 주력해왔다. 주된 관심 분야는 서양 경제사와 보건의료경제학이다.
그는 "우리나라 역시 경제정책을 제대로 입안하고 집행해 가기 위해서는 과거를 돌아보고 이로부터 교훈을 찾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홍 교수는 "우리 경제가 한국전쟁에도 불구하고 인적 자본을 형성하고 고도성장해온 과정에서 질병이나 환경, 공공 투자가 어떤 영향을 줬는지 밝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조만간 새로운 결과물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 홍석철 교수는…
△1973년 인천 출생 △인천고 △서울대 경제학과 △동대학원 경제학 석사 △미국 시카고대 경제학 박사
입력 : 2018.04.05 17: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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