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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 공직자에서 전문 강사로 인생 2막 펼치는 최종설(70회) 희망교육연구소장(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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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내용은 동아일보와 미래에셋에서 발간하는
“은퇴와 투자” 잡지9,10월호에 소개된 희망교육연구소장
최종설에 대한 내용입니다.
36년 공직자에서 전문 강사로 인생 2막 펼치는 최종설 희망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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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막 걷히고 아침저녁으로 소슬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9월의 어느 아침. 공무원 보수교육이 한창인 인천시 교통연수원의 한 강의실 밖으로 탄성과 웃음, 박수 소리가 계속 터져 나온다.
최종설 소장이 자주색 벨벳 천이 덮인 책상으로 다가가 은색 007 가방에서 뭔가 둥글고 납작한 것을 꺼내어 “얏” 하는 순간, 기다란 마술 모자와 지팡이가 나타난다. 마술사로 변신한 최 소장이 마술 공연을 관람하는 기본자세- ‘묻지도, 따지지도, 알려고도 하지 말고 그냥 즐길 것’-를 알려준 후 본격적인 마술 쇼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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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눈을 부릅뜨고 마술사의 허점을 발견하려는 청중들 앞에서 버젓이 빨간 손수건이 지팡이로 변하고, 카드 숫자가 바뀌고, 디스켓 색깔이 형형색색 달라진다. 신문지에 물을 콸콸 부어도 흐르지 않더니 최 소장이 머릿기름, 콧기름을 발라 기합을 넣는 순간 종이컵 가득 물이 흘러나온다. 어디 하나 ‘어설프거나 썰렁한’ 구석은 발견할 수 없다. 더욱 감탄할 일은, 현란한 마술에 빠져 자칫 강연 주제를 놓쳐버리는 일이 없도록 밸런스를 유지하는, 전문 강사다운 노련함이었다.
이날 강연 주제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공무원상’. 36년 공직자 생활과 60여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공직의 선배이자 상사였던 강사가 진심을 담아 전하는 전문적인 조언에 청중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 인생 2막 - 희망과 웃음을 주는 ‘Fun Fun 강사’
최종설 소장의 명함을 받았다. ‘희망교육연구소’라고 적힌 로고의 ‘희’자가 마치 마술 모자를 쓴 마술사가 관중에게 살짝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모습 같다고 느끼는 순간, 명함이 책처럼 두 장으로 펼쳐졌다. 흥미롭게도 그 안에는 그가 과거 어떤 일을 했고 지금은 어떤 일을 하는지, 어디서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주제의 강의를 하는지 등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정리되어 있었다.
명함을 보니 그는 학생, 교사, 학부모, 공무원, 은퇴(예정)자뿐 아니라 노인대학, 문화대학, 군부대, 병원, 교회, 성당, 예비군 훈련소 등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청중을 대상으로 행복한 인생 살아가는 방법, 학교폭력 예방법, 사랑받는 아버지·남편 되는 법,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마술수업, 나의 묘비명, 저승에서 온 편지 등 다양한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었다.
“직장 다닐 때는 명함이란 게 그렇게 소중한 줄 모르지만 은퇴하고 나면 명함 한 장 있다는 게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몰라요. ‘동백수(은퇴 후 딱히 하는 일 없이 동네나 산을 배회하며 백수로 지내는 사람)’는 명함을 만들 수가 없잖아요. 이름 석 자만 파서 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과거 내가 이런 사람이었다’고 쓸 수도 없고. 그러니 이렇게 명함을 줄 수 있는 ‘화백수(화려한 인생을 사는 은퇴자)’로 산다는 게 뿌듯하고 감사할 수밖에요.”
하지만 화백수는 결코 저절로 되는 게 아니라고 덧붙인다. 은퇴 후 잘살지 못하는 사람은 과거에 실패해서가 아니라 준비를 안 했기 때문이라는 것. 그렇다면 그는 화백수가 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온 걸까. 먼저 그가 어떻게 ‘마술’이라는 세계에 발을 디디게 된 건지 궁금했다.
“한때 ‘혁신’이 가장 큰 화두고 정책인 때가 있었어요. 그때 인천시교육청 혁신기획과장을 맡아 직원들에게 교육을 하는데 워낙 딱딱하고 어려운 주제이다 보니 몇 분 지나면 다 졸더라고요. ‘어떻게 재미있게 할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마술’이 떠오른 거죠. 주말에 서울에 있는 매직 숍을 다니며 간단한 마술 도구들을 구입해 열심히 연습했고, 점심시간에 30분 마술을 시작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어요. 점차 교육과 강연에 마술을 접목했더니 사람들이 집중도 잘하고 효과가 높았어요. 그때 각종 언론에서 저를 ‘어려운 혁신교육을 마술로 쉽고 재미있게 풀어가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마술사가 된 거죠(웃음).”
그때가 2006년경, 최 소장의 나이 55세 때였다. 주변에선 그 나이에 무슨 마술이냐고 했지만 최 소장은 묵묵히 마술을 익혀갔고 뜻이 있는 곳에 길도 열리더란다. 그 후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관장으로 부임했는데 그곳에 ‘마술교실’이 있었던 것. 학생들 뒤에 앉아 전문 마술사에게서 마술을 배우기 시작했고 별도 과외까지 받으며 열심히 연습한 결과, 연말에 대공연장에서 ‘관장의 마술 공연’이 올라가기도 했다.
그는 기관장 시절 월례회의에도 ‘마술’을 활용했다고 한다. 딱딱하고 의례적인 월례회의 대신 매달 새로운 마술을 2개씩 보여주겠다고 했더니 ‘이번엔 관장이 무슨 마술을 보여줄까’ 직원들은 기대를 했고, 그도 약속을 지키기 위해 피나는 연습을 했다는 것.
“경쟁이 치열한 강사 시장에서 지난해 135회나 강연을 한 것도 ‘마술’이라는 차별화된 매력이 있었기 때문이니, 참 감사하죠.” 이렇게 마술은 지금의 최 소장을 있게 한 중요한 요소가 되었고, 그는 60여 개의 마술을 능숙하게 구사하게 된 요즘도 꾸준한 연습과 개인 지도로 마술 실력을 키워가고 있다.
최 소장은 2011년 말 정년퇴임을 하기 전 마지막 2년을 인천시 중앙도서관장으로 근무했다. 마음먹기에 따라 편하게 지낼 수도 있는 자리였지만, 한 번도 할 일 없이 소파에 등을 기대본 적이 없을 만큼 열심히 일했다고 당시를 회고한다. 덕분에 전국 최고 도서관으로 선정되기도 했고, 이 기간 동안 “어설픈 마술사 최종설 관장의 마술과 함께하는 Fun Fun 특강”을 70여 차례나 했다. 열심히 일하는 동시에 ‘화백수’가 되기 위한 준비를 차곡차곡 해온 것이다.
▲지금은 레드오션과 블루오션이 합쳐진 퍼플오션 시대이므로, 온리 원(Only One)이 아니라 서로 윈윈(win-win)하는 동반성장을 해야 하며 ▲뒤에서 발목 잡지 말고, 앞에서 손목 잡아 끌어주는 사람이 되라는 것 ▲새로운 시대에 맞게 회의 방법을 개선하는 등 합리적인 사고와 변화가 필요하며 ▲나만의 (상품)가치를 계속 높여가야 하고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듯 행동과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등등의 이야기가 재치 있는 말솜씨와 유머에 버무려져 귀에 쏙쏙 들어온다.
특히 마술사로, 전문 강사로 은퇴 후를 미리 설계하고 준비해온 최 소장의 이야기는 언젠가 은퇴를 맞게 될 모두에게 하나의 모범적 길을 보여주는 귀한 시간이었다. 웃고 박수 치는 사이에 시계는 이미 12시를 훌쩍 지나 있었다.
# 인생 3막 - 실버 카페, 로맨스그레이를 꿈꾸며
“한번은 모 병원의 원장님이 신문에 실린 제 글을 보고 매우 공감이 간다며 전화를 주셨어요. 그것이 만남으로 이어졌고, 그분의 호의로 제 주치의가 되어주셨지요.”
최 소장은 현재 7년째 지역 일간지에 ‘교육의 눈’이라는 칼럼을 쓰고 있다. 퇴임 무렵 5년간의 칼럼을 모아 <아! 그렇구나>라는 책을 펴냈고, 내년에 두 번째 책을 출간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인천 교육계와 공직사회 안팎에서 꽤 소문난 강사로 자리 잡은 최 소장이지만 여전히 배우고 노력하는 데는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항상 책을 읽고, 신문과 방송을 접하고, 젊은 사람들의 유행어 하나도 지나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또 강의 기법을 배우고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얻기 위해 강연이 없는 날이면 유명 강의를 들으러 다니기도 한다.
그는 하루에 두 번 자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잠을 자다가 좋은 생각이 떠오르면 바로 깨어 적고 일하는 습관이 20여 년간 굳어져 새벽 2시 30분~3시에 일어나 집중력을 높여 일을 하고, 5시~5시 30분쯤 한 번 더 잠을 자는 것. 하루를 26시간으로 사는 그만의 시(時)테크 방법이다. 그는 “인생 2막이 아니라 3막까지 준비해야 하는 호모 헌드레드(100세) 시대에 장수가 재앙이 아닌 축복이 되기 위해서는 미리미리 준비하고,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그에게는 꿈이 있다. 더 열심히 노력해서 TV ‘아침마당’에 출연하는 스타 강사가 되는 것이다. 그가 강연 때마다 “여러분은 지금 아침마당 인기 강사를 미리 만나고 있습니다”라고 인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또 10년 후의 인생 3막도 준비하고 있다.
“인천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낡은 집을 사서 실버 카페를 짓는 거예요. 아내가 바리스타 자격증이 있으니까 맛있는 커피와 차를 만들고, 저는 좋아하는 식물들을 가꾸어 한쪽 공간을 꾸밀 거예요. 또 책으로 가득한 북 존과, 효소를 만들고 맛볼 수 있는 효소 존,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멘토· 멘티가 되어주는 힐링 존 등을 만들고요. 골든 팝송이 흐르는 카페에서 석양이 지는 창밖을 바라보는 로맨스그레이…, 어때요?”
단지 시간이 언제인지 모를 뿐, 우리는 알지 않는가. 그가 머지않아 전국을 누비는 명강사가 될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가 기어이 인생 3막의 꿈도 이뤄내리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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