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곳 : 조선일보(20. 3.14)

[발자취]

고도 성장 기여한 서강학파 1세대…

장관땐 '4·4 경제 활성화 대책' 발표

이승윤 前 부총리 별세

 이승윤 전 부총리 

고(故) 남덕우 전 총리, 고 김만제 전 부총리와 '서강학파 1세대 트로이카'였던 이승윤(89·사진) 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이 13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인 이 전 부총리는 4선 국회의원과 재무부 장관을 지냈다.

인천 출신으로 인천고와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이 전 부총리는 미국 위스콘신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1961년 서울대 상과대 조교수를 거쳐 1964년 서강대로 자리를 옮겼다. 남 전 총리와 김 전 부총리도 당시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었다.

1960년대 미국에서 신고전학파 경제학을 배운 서강학파는 1970~1980년대 고도성장기 정부 정책에 큰 영향을 끼치면서 한국 경제성장에 기여했다.

1976년 제9대 국회에서 유신정우회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고인은 10대 국회에서도 유신정우회 의원을 지냈다. 이후 1980년 5월부터 1982년 1월까지 재무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다.

1988년 제13대 국회의원 선거 때 인천 북구에 출마해 당선된 그는 1990년 3월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에 임명됐다.

그는 부총리 취임 후 보름 만에 '4·4 경제 활성화 종합 대책'을 발표, 1991년 실시 예정이던 금융실명제를 전격 유예했다. 부동산 투기가 급증하고, 대미 수출 감소로 경기가 침체하면서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아 연기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듬해 부총리에서 물러난 뒤 1992년 제14대 국회 때도 같은 선거구에서 당선됐다. 1996년 15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불출마 선언을 한 이후 금호그룹 고문, 대한민국헌정회 정책연구위원회 의장 등을 지냈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정온모씨와 아들 이준수 중국 헝사이신에너지그룹연구원장, 딸 이진수·이연수씨, 사위 김시현 변호사, 전경훈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 사장 등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16일 오전 7시 30분, 장지는 충남 천안공원묘원이다. (02)3410-6915

조선일보 안중현 기자

 2020.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