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마을
나는 아직도 위험하다
작성자 : 자작나무숲
작성일 : 2007.01.14 11:12
조회수 : 2,044
본문
나는 아직도 위험하다
장마철엔빗(雨)자락 허리에 두르고
술통에 푹푹 젖어 살다가
만추 지나가는 바람 잡고
가랑잎처럼
서리없는 몸살 앓고나더니
준비없는 이별 지금
그 눈내리는 밤을 걷는다
살만큼 살아서인지
울다가 웃다가 휘청거려봐도
똥구멍에 털날 일도없고
미련따윈 더욱 남는게 없어
가끔은
나를 시험하는
타인들의 따귀를 후려치곤 한다
솔직하던지
용기가 없으면 꼬리를 내리던지
테크닉도 없는 것들이
더 유난스럽고 꼭 시끄럽다
어쨋든 우린
소멸해야 하지 않는가...
그래서
동지섣달 긴 밤
함박눈이 펄펄 쏟아지는 날
산마루에 올라 자리펴고
우린 동침하려 하지 않는가...
이렇게 나는
아직도..위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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