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마을
봄을 기다리는 마음
작성자 : 윤용혁
작성일 : 2007.02.10 13:18
조회수 : 2,066
본문
봄을 기다리는 마음
글/윤 용 혁
겨우내 등잔불에 이 잡던 피 튀김이
폭음을 내 뿜어 얼룩진 피바다, 때 절은 빨래터
머리 볶은 아낙의 하늘 뻗힌 빠른 궁둥이
용두질에
밀봉의 얼음장을 깨고나와 가쁜 숨을 몰아쉬는
봄은 한 여인의 탐스런 두 계곡을 타고 흘러
흐느껴 가슴을 파고든다.
춘정에 겨워 흔들리는 보리밭
사각거림은
밀어의 꽃 보라 속삭임 되어
냉이캐던 봄 처녀 바구니에는 숫총각
덩그러니 누런 이 내밀고
마법의 아지랑이 산마루 피어나니
둥개는 그 마음 연정이어라.
뻐꾸기 수신호에 호미자루 내 던지고
“미워도 다시 한 번”
영사기 필름 헛돌아도
스크린 장막에 비친 두 주인공
걸어 내려와
몇 마지기 보리밭 사이 길을 맷돌 갈아 맷방석 펼칠 때
봄바람 휘파람 불어 제 껴 명지바람 일구니
봄을 기리는 마음에 사랑의 불씨는 활활 타올라
침묵에 산하를 태우고 까만 재 날리는 담숙한 잿밥에
소리 없이 찾아드는 초록물결의 수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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