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마을
백사 가는 길
작성자 : 자작나무숲
작성일 : 2007.07.27 10:23
조회수 : 2,037
본문
栢沙 가는길
나즈막히
인생 가는 길 왼편으로
두엄냄새 향기로운
이포 나룻배 항상한 뼈대위로
갈대꽃 흐드러져 아프다
어느 날인가
삶 한조각 던져놓고
새벽 안개길을 울며 걸었었다
백사 가는길 비에 젖어서
검은옷 대린듯 매끄럽게 반짝이는데
풍경만 홀로 남고 사람이 없다
그땐 나도 사람이 아니였다
길이 였다
사람도 길게 누우면
길이 된다는걸 그때 알았다
정개산鼎蓋山에서 머리푼
새벽 안개 내려와 함께 걸었다
두루미 한마리 길 밝히고
집에서 멀어지도록 길게 걸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이포 나루에서 신륵사 강변까지
내가 누워있는 길에는
아직도 사람들이 살고있지 않다
바람만 흐르고 비만 내리고
남한강 물줄기만 애잔하다
거기 백사 지나
나룻터 가는 길에는
지금도 사람들이 살지 않는다
모두 길이되어 누워있고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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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욱님의 댓글
사람도 길게 누우면 길이 된다는 글귀가 마음을 때립니다.
내가 지금껏 살아 온 길을 내 뒤에 오는 이들이 평가할 때
어떻게 말하려는지 지금부터라도 곧은 길을 가도록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