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마을
나의 監獄
작성자 : 자작나무숲
작성일 : 2010.06.22 09:17
조회수 : 2,110
본문
나의 감옥
차라리 애초에
몰랐으면 좋았겠다
생각해보면 긴 시간 더불어 살았으니
안다는 것이 이렇게 무서운 족쇄일 줄이야
미워할 이유도 안타까워 할 까닭도 없을 인연을
달고 산다는 일은 지겹고 슬프다
버려지지 않는 인연
지워지지 않는 기억
질겅이 처럼 모질고 그 질긴......
여행 길에서
또 다른 사람들을 만나지만
그들은 여전히 낯선 타인
잊어야 할 그림자는 여전히 등짝에 업혀있다
무거운 인연을 지고 사는 일처럼 버거운 일이 있을까
잊혀다오
무명지처럼 말끔히 지워져 다오
그렇게 새로운 여행을 떠나고 싶다
그러나
사람 사이에 난 길은
영영 끝장이 나지를 않는다
저물어 갈때는 혼자 였으면 좋겠다
너도 잊혀지고
나도 잊혀 졌으면 좋겠다
사랑할 사람도
미워할 사람도 없는
흔들림조차 없는 곳 이였으면 좋겠다
바람도 없고 달도 별도 없는 캄캄한 지옥같은
그런 동네 였으면 좋겠다
그래서
어떤 인연은 바람에 띄워 보내고
어떤 사연은
긴 장맛비에 흔적조차 지워 버리고
생각조차 버린
아무 소리도 없는
그런 감옥 이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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