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마을
대추와 동생
작성자 : 윤용혁
작성일 : 2005.10.18 13:54
조회수 : 1,657
본문
대추와 동생
글/윤용혁
어머니 쓰시던 실패 몰래 들고 가
연 날리던 동생
연줄 대추나무에 걸려 애태우다
화나면 머리를 쾅쾅 바닥에 찧는
어릴 적 못된 버릇 한번에 고쳐준 대추
그날 먹다버린 대추씨 이마에 박혀
대톨이라는 별명 하나 얻고 혼쭐났다.
약방의 감초같이 모든 약성을 부드럽게 조화하는
화배약의 온한 성미를 가진 대추는 없어서 안될 군약
한입에 쏘옥 넣고 깨물면 달콤함의 절정
도톰한 새색시 빠알간 입술로 저녁노을에 물들면
어느새 주렁주렁 네온싸인을 켜는 빨간 대추
장대로 냅다 후려치면 후두둑 소나기 되어
대추 줍던 동생의 머리통을 땅벌처럼 쏜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