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마을
이 가을에
작성자 : 윤용혁
작성일 : 2005.10.06 20:30
조회수 : 1,692
본문
이 가을에
글/윤용혁
이 가을에 미친 듯 사랑을 하고 싶다
젊은 연인 못지않게 타 들어가는 단풍잎보다 더
열정적인 사랑을 나누고 싶다
이 가을에 멀리 여행을 떠나고 싶다
그저 발길 닿는데로 아무도 찾지 않는 곳으로
훌훌 털고 방랑자되어 떠나고 싶다
이 가을에 세상을 확 바꾸고 싶다
역겹고 지저분한 모든 것을 낙엽과 함께 태워버려
때묻지 않은 순백색의 세상을 꿈꾸어 본다
이 가을에 그림을 그리고 싶다
형형색색 물든 잎새를 짜내어 구절초 억새꽃 섞어
화폭에 붓가는 데로 가득 채우고 싶다
이 가을에 토담집을 짓고 싶다
누구나의 사랑방 되어 아무말이나 주고 받으며
따스한 아랫목에 발 담그고 도란 도란 거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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