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줘도 그만 , 안줘도 그만일...
금쪽같은 내 시집 여남은 권을 동창모임에서 풀었다
운동장 장막 한쪽에선 삼겹살 굽고,
다른 한쪽에선 막걸리, 소주 타임인데
후회스럽게 시집이 쓸쓸하다
그나마 몇몇이 두어장 페이지를 넘겨본다
옛날에도 조용하고 쓸쓸해보였던 애 몇...
살만큼 살았지만 아직도 살 날이 까마득히 먼
그러나 감상적일수 없는, 시 한줄 읽어볼 여유조차 없을,
아직도 사치스러울 감정을 들킬까봐서 외면한다
이젠 시집한권, 아무 책이던 한번
맘놓고 읽어봐도 괜찮을 돌아가는길 모퉁이련만
살아온 질곡의 때 때문에 마음의 여유는 여전히 빈곤하다
괜찮은데... 읽어봐도...
누군 읽어나서 감동의 눈시울을 붉혔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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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주위분들이 너무 글이 좋다고 난리란다
그림도 훌륭하단다
덕분에 나 같은 작가 친구둬서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단다
나 때문에 신분상승, 신분 업그레이드 됐다나 뭐래나
통장번호 문자로 찍어보내고
평소 절친한 지인들께 돌린다고 시집 십수권 보내달랜다
사업하는 친구라 민폐가 될까 은근히 걱정도 되지만
즐겁고 고마운 일이다
그냥 달래도 마땅히 줘도될 친구에게서 정가보다도 후한
책 대금이 입금됐다
전화걸어 입금이 도가 넘었다고하자 책값은 안봤다고 하며
오히려 너같은 친구둬서 고맙고 뿌듯하다고만 한다
알아봐줘서 오히려 고맙다 친구야...
배려다
타인에 대한 배려
남들은 거뜰떠 보지않는 친구의 시집에게 미안해서
보내는 섬세하고 따듯한 배려임을 나는 안다
나는 안다.. 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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