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왜 지금 함세덕(32회)인가/인천일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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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곳 : 인천일보)16. 5.31)
[사설] 왜 지금 함세덕인가
인천예총이 오는 6월7일 문학시어터에서 '연극인 함세덕과 인천 포럼'(부제 함세덕과 인천연극의 미래)이란 주제로 활발한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1915년 인천에서 태어난 함세덕은 1934년 인천 상업학교(현 인천고)를 졸업한 뒤 1940년 희곡 <해연>으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한다. 아버지와 딸의 상반된 행동을 역설적으로 그린 <감자와 쪽제비와 여교원>, 인천 주변 섬 주민들의 삶을 밀도 있게 그린 <산허구리>와 <무의도 기행>, 백제의 마지막 왕자의 구국적 행위를 통해 민족성을 일깨워 준 <낙화암> 등의 작품을 발표했다.
서정적 리얼리즘과 신선한 감각, 연극성이 충만한 기교와 구조로 탁월한 극작가적 위상을 빛내 준 작품들이다.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어린 스님의 모습을 불교적으로 그린 <동승>은 2003년 영화로도 개봉돼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고 세계 영화제의 초청을 받기도 했다. 함세덕은 동랑 유치진과 함께 우리나라 연극을 대표하는 극작가로 평가된다.
문제는 정작 함세덕의 고향인 인천에서 함세덕을 기리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함세덕 탄생 100주년이었던 지난해 서울에선 '2015 탄생 100주년 기념 문학제'를 개최하며 황순원, 박목월, 서정주, 임옥인 등과 함께 함세덕의 이름을 올렸지만 인천은 기념 행사를 따로 마련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인천에서 함세덕을 단 한 번도 조명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02년 함세덕 연구소가 설립되며 지원금을 받아 운영했지만 1년 반짝하고 이후 기념사업은 열리지 않았다. 한마디로 누구도 관심이 없었다는 얘기다. 그렇게 14년 만에 함세덕이 다시 인천시민들 앞에 서게 됐다.
이번 인천예총의 포럼 개최를 계기로 앞으로 함세덕을 조명하는 사업을 계속해나갈 필요가 있다. 시도 역할을 해야 하지만 연극인들을 비롯한 문화예술인들의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더욱이 지금은 인천시가 가치재창조를 한다면서 십수억 원의 예산까지 책정한 상태이다.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있는 가치를 재평가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 인천이 낳은 위대한 연극인 함세덕을 진실성을 갖고 바라보자.
2016년 05월 31일 00:05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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