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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조합원 분양권 이유있는 질주
사업승인과 관리처분을 끝낸 재건축 단지의 조합원 분양권값이 뜀박질하고 있다.
'8.31 후속대책' 예고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강남권 재건축 추진 아파트와 달리 재건축 추가 규제로부터 자유로운데다 신규 아파트 프리미엄, 일반 분양보다 넓은 평수 등의 장점이 고루 부각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서울 잠실동 주공2단지 33평형 조합원 분양권의 매매가격은 8억2000만원선으로 연초 6억5000만원에 비해 26.92% 올랐다.
잠실 주공1단지 33평형 매매가격도 연초대비(8억원) 17.5% 정도 뛴 9억4000만원 선이다. 평균 1억원 가량인 잠실 지역 조합원 가구별 추가 부담금을 포함하면 33평형 아파트값은 9억~10억원을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신천동 잠실시영 52평형도 같은 기간 14억원에서 17억1000만원으로 22.14% 상승했다.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푸르지오 50평형 역시 연초대비 9.26% 상승한 14억7500만원에 거래가격이 형성돼 있다. 도곡주공 2차를 재건축하는 대치동 대치아이파크 33평형은 지난해 말 8억원이던 매도가격이 최근 11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가 조사한 올 3월 재건축 분양권 변동률을 보면 강남구는 3.24%, 서초구 5.76% 송파구 8.12% 각각 상승하면서 서울 전체 분양권의 상승세를 주도했다. 이처럼 조합원 분양권이 인기몰이를 하는 것은 이들 단지가 재건축 각 사업 단계를 거의 다 밟아 더 이상 정부의 규제 손길이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강남 재건축값을 상승시키는 주범이 '개발 이익' 효과로 보고 재건축 과정에서 용적률 변화에 따른 이익을 어떻게 환수하느냐에 규제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지금의 아파트를 헐어 더 높은 용적률의 아파트를 지을 계획인 재건축 추진단지가 추가대책의 손아귀에 있다.
곧 입주할 새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도 분양권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대치아이파크 인근 중개업소는 "주변 낡은 아파트에 비해 12월 입주 예정 단지라는 프리미엄이 부각되면서 높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소형 평형 및 임대주택 의무비율에 따라 조합이 물량이 적은 중대형 평수를 조합원에 우선 배정하는 것도 가격 상승에 한몫한다.
예컨대 영동차관(AID)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삼성동 현대아파트는 지난 2월 총 2017가구 중 조합원분을 제외한 소형 12~18평형 416가구를 일반 분양했다. 강남에서 30평형 이상 아파트에 살기를 원하는 수요자는 일반 분양분보다 조합원 분양권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조합원 명의 변경을 못하게 해 매물 부족을 심화시킨 것도 가격 상승의 한 이유라고 중개업소들은 진단했다. 잠실주공단지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 2004년 이후 매입한 경우 입주때까지 못판다"며 "당시 손바뀜이 많이 일어났는데 이들 물량이 못나오니까 분양권값이 비싸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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