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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린스턴대 플라스마물리연구소 토카막행융합로 내부 모습. | 미국 프린스턴대 플라스마물리연구소 토카막핵융합로 내부 모습.
한국에서도 인기를 끈 일본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 마징가Z, 우주전함 야마토에 등장하는 우주전함들은 묘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핵융합 엔진’을 가동한다는 점이다. ‘핵융합’은 한국의 만화영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핵융합연구개발단 권면 박사는 “태권브이 같은 거대 로봇이 실제로 움직이려면 핵융합을 에너지로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꿈의 에너지’라 불리는 핵융합이 머지않아 실현될 전망이다. 한국이 최근 수소 핵융합을 실현하기 위한 국제 공동 연구에 참여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21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는 김우식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을 비롯한 7개국 공동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공동연구 협정을 맺는 조인식이 열렸다.
수소입자 1억 도로 가열 땐 에너지 대량 방출 과학자들이 핵융합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소량의 수소로 매우 큰 에너지를 낸다는 점 외에도 자원 고갈과 환경 파괴를 염려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바닷물 1L에는 중수소 0.03g과 삼중수소가 소량 들어 있다. 이들 수소입자는 1억 도(태양 내부 온도는 1500만 도)에 가까운 초고온으로 가열하면 질량을 잃으면서 대량의 에너지가 방출된다.
이것이 바로 핵융합 현상이다. 여기서 생산된 열로 물을 데워 전기를 생산하면 핵융합 발전이 된다. 바닷물 1L는 석유 300L와 같은 에너지를 가진다. 중수소 200g과 삼중수소 300g이면 고리원자력발전소 2기와 맞먹는 효과를 내는 셈이다. 지난해 미국과 일본 연구진은 핵융합 반응을 통해 에너지 생산에 쓰인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방사성 폐기물이나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같은 ‘쓰레기’를 배출하지도 않는다.
현재까지 ITER를 유치한 유럽연합(EU)을 포함해 한국 미국 일본 중국 인도 러시아 등 7개 나라가 사업 참여를 밝혔다.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총투자비는 50억8000만 유로(약 6조980억 원). 우리나라는 9.09%의 지분(약 8380억 원)을 현금과 현물로 나눠 출자하게 된다.
한국 핵융합연구로 ‘KSTAR’ 2008년경 완공 예정
2016년까지 프랑스 카다라슈에 들어서는 ITER는 실제 전기를 생산하는 실증로로 가동될 전망이다.
물론 한국에도 2008년 6월 완공 목표인 한국형핵융합연구로(KSTAR)가 한창 건설되고 있다. KSTAR는 ITER처럼 토카막이라는 초전도 자석을 사용한다. 이 자석은 수소 핵들이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다른 수소 핵과 융합할 수 있도록 자기장을 만들어 준다.
전자석을 사용해 0도 이상에서 핵융합을 일으키는 기술도 나와 있지만 토카막 방식보다 뒤진다는 평이다. 한국이 현재 가장 앞서 있는 분야도 바로 이 초전도체 제작 기술이다.
핵융합연구센터 신재인 소장은 “KSTAR는 ITER의 20분의 1 축소판”이라며 “ITER는 KSTAR가 내놓을 연구 결과가 실현 가능한지 검증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이 공급하는 주요 부품과 기술은 에너지 대체 효과를 제외하더라도 20조 원가량의 경제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2100년경 에너지 소비량 30∼40% 담당할 것” ITER는 2025∼2026년쯤이면 어느 정도 기술적인 검증을 마치게 된다. 과학자들은 지금 같은 추세라면 2030년쯤에는 핵융합 반응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핵융합이 미래의 만능 에너지원이 될 가능성은 아직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핵융합연구센터 박주식 KSTAR사업단장은 “핵융합이 실현된다 해도 융합로에 쓰이는 재료나 생산기술의 한계 때문에 제약이 따른다”며 “각국의 전문가들은 2100년경 핵융합이 에너지 소비량의 30∼40% 정도를 담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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